오늘 문득 '은퇴(隱退)'라는 단어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. 숨을 은(隱), 물러날 퇴(退). 한자 그대로라면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져 뒤로 빠진다는 뜻이다. 그 단어가 주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었을까, 아마 대부분은 은퇴라는 단어가 참 불편할 것이다. 어딘지 모르게 패배의 뉘앙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.은퇴하기 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준비하라고 하지만 참 막연한 말이다.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, 노는 것도 놀아본 놈이 잘 논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. 아무리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.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준비하며 마주하는 감각은 전혀 다르다. 이건 끝이 아니라, 새로운 챕터의 첫 문장 앞에 서 있는 느낌에 가깝다. 어디서 멈출지가 아니라,..